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가입을 해? 말아?

어느 날 엄마가 저희 집에 오셔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갑자기 이런 말을 무심하게 꺼내셨어요.

 

" 딸, 오늘 엄마가 죽을 때 돼가지고 연명치료 하는 거 그거 안 한다고 결정하고 신청하고 왔다"  

" 내는 죽을 날 받아놓고 의식만 있고 말도 못 하고 숨만 쉬면서 그렇게 목숨 붙들고 있고 그거는 너희한테도 못할 짓이고 나도 그런 건 싫고 그렇다. 그래서 오늘 연명치료 안 한다고 신청하고 왔으니까 그리 알고나 있어라" 

 

통보하듯 무심히 던지는 엄마의 한마디가 귓전에 와닿았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도대체 뭐길래 혼자 가서 가입을 하고 오셨다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막상 정보를 찾아보고 알아보니 정말 수긍이 되는 내용이고 괜찮은 취지여서 저도 곧바로 가입신청을 하러 갔습니다. (이럴 때 보면 그 엄마에 그 딸인 행동력 ㅋㅋ)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무엇인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자신의 연명의료중단등 결정을 직접 문서로 작성한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먼 미래에 내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경우 연명의료 시술에 대해 중단할 수 있는 결정을 스스로 미리 내릴 수 있는 제도라고 보면 되는 거죠.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존엄사가 허락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죽음에 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어찌 보면 현재로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인 것 같아 취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가입하기 및 준비물

일단, 가입을 위해서는 먼저 국민연명의료관(https://www.lst.go.kr) 누리집에서 주소지와 가까운 곳을 검색하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가능기관을 조회해야 합니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국민보험공단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가입을 받고 있어서 국민보험공단으로 가입하러 갔습니다. 

 

아! 그리고 어느 분 블로그를 보고 보건소에서도 신청을 받는다는 정보가 있어서 저 희구 보건소에는 미리 연락해 보았더니 작성을 하시는 담당자분이 출근하시는 날만 가입을 할 수 있긴 한데 매일 출근을 안 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사는 구는 가까운 보건소에서는 가입이 불가능하였습니다. (미리 알아보셔요)

 

 

준비물은 매우 간단하여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신분증만 지참하면 됩니다. 

 

점심을 빨리 먹고 도착하였는데, 요새는 관공서 전부 12-1시 사이는 점심시간이더라고요. 하하하.... 시간 맞춰 오지 못한걸 살짝 후회하며 대기하고 있으니 어느덧 1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하러 왔다고 하니 친절히 별도 창구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별도 창구에서 진행된 가입 절차는 생각보다 굉장히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신분증으로 본인확인을 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팸플릿을 주셨고 안내에 따라 서류 작성을 하니 10분도 소요되지 않은 것 같아요.

담당 공무원분도 제가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가입절차도 워낙 간단해서 어랏 벌써 끝났나?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최종 가입이 완료되고 난 후에는 1개월 이내로 등록증도 따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별거 아니지만 등록증 받아보면  뿌듯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조건 차후에 내가 연명치료를 안 하고 싶다고 해서 강제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는 제도가 아니고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인지 여부가 우선적으로 판단이 되었을 경우만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모든 의료기관에서 현재 시행가능한 것도 아니고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등록된 기간과에서만 연명의료중단 결정이 이행이 가능해서 현재는 막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혹시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나서라도 마음이 바뀌거나 하면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 철회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미래에 내가 혹시나 갑자기 닥칠 일에 대하여 미리미리 대비하는 좋은 제도가 있으니 한 번쯤은 진지하게 가입을 고려해보셨으면 합니다.